- 2023년 6월, 여섯번째 책(독서모임) [모든 삶은 흐른다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 로랑스 드빌레르]
바닷가에 앉아 가만히 파도소리를 듣는 시간이 필요할 때 다시 읽을 책
- 기억하고 싶은 문장:
50p - 파도를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어도 당당히 항해할 수 있다.
해변이든 배에서든 파도와 너울로 가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면 그 아래 아름다우면서도 어둡고 무자비하기도 한 바닷속을 떠올린다. 인간으로서는 우주만큼 광활한 바다는 그 역사만큼 우리에게 줄 가르침이 많다. 저자는 바다가 주는 가르침 중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꼽아 펼쳐내었다. 저자가 각자 스스로를 바다에 있는 섬이라고 생각하고 개성을 살리라는 메세지도 담은만큼, 나도 나름 나만의 섬이 생겼는지, 책의 모든 부분에 공감하지는 못했다(maree basse, 선원_인생의 주인공이 되는법). 그래도 다 읽고나서 다시 살펴보니 다시한번 곱씹게 되고 기록해두어 두고두고 보고싶은 문장들이 많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50p - 파도처럼 인생에도 게으름과 새로운 탄생,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 나름의 속도로 온다."에서 게으름의 반대 개념이 새로운 탄생이라는 점이었다. 게으름의 반대가 부지런함이 아닌 새로운 탄생이라는 건, 게으름은 탄생의 반의어로 볼 수 있는 죽음, 종말이라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거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게으름을 더더욱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하나로 수렴하는 것 같다. 끝없이 너울거리고 움직이는 바다를 항해하는건 인생과 같아서, 바다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커다란 파도나 폭풍을 유연하게 피하고 묵묵히 항해를 이어가야 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는데에도 자신을 잘 지키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나의 항해는 아직까지 순탄한 듯 하다. 물론 심장이 쿵쿵 떨어지는 너울을 만나기도, 바람과 파도가 없어 항해가 어려운 사르가소해에 종종 들리기도 하고, 빙하에 갇혀 무기력하게 기다려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 경험들 덕분에 힘든 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걸 이제는 안다.
바닷가에 앉아 파도소리를 듣으며 앉아있던 시간들이 생각나는 책이였다. 앞으로 살면서 그런 시간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을 텐데, 그 때 바다로 가지 못한다면 이 책이 위로가 될 것 같다. 하나 아쉬운건, 이 책을 읽기 전에 바다를 보면서 인생에 대해 고민해보고 그걸 기록한 다음에 읽어보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이 희미해질 때 쯤, 내가 생각하는 바다가 건네는 말을 적어봐야겠다!
차례
vague 곡예와 같은 삶을 지나다
바다_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 - 28
바다와 대양_인위적인 라벨 거부하기 - 38
밀물과 썰물_올라가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 - 46
무인도_진정한 고독이란 무엇인가 - 54
보자도르 곶_상상력을 발휘하는 용기 - 64
난파_위험에 대비하는 자세 -74
해적과 해적질_다른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 84
상어_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 - 90
maree haute 저 멀리 삶이 밀려오다
섬_나답게 살기 - 98
항해_멀리 떠날 수 있는 용기 - 108
헤엄_자아라는 부담과의 결별 - 116
바다 소금_가진 것을 새롭게 음미하는 법 - 126
등대_흔들리지 않는 삶의 지표 만들기 - 132
바닷가_쉬어가기의 중요성 - 140
크라켄_새로운 지식으로 편견 부수기 - 150
maree basse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
사르가소_피해야 할 후회라는 덫 - 160
방파제_슬픔이라는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 168
푸른색_삶은 수많은 색채를 경험하는 것 - 176
닻_바람에 휘청이지 않도록 - 188
선원_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법 - 196
빙하_모든 것은 그저 과정일 뿐 - 204
깃발_느낀 것은 당당히 말하기 - 212
모비딕_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는 일 - 218
세이렌_조종하려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법 - 228
vague: 물결,파도
maree haute: 밀물
maree basse: 썰물
50p - 파도처럼 인생에도 게으름과 새로운 탄생,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 나름의 속도로 온다. ... 하지만 사실 우리는 파도를 모른다. 살다 보면 받기도 하고, 거부도 당하며,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가끔은 회복이 되기도 한다. 삶이란 항상 불안하고, 고난과 역경을 피하지 못하면 괴롭다. 하지만 산다는 건 바로 그런 거다. 물러나고 밀려오는 파도와 같은 인생의 시간을 미리 알고 싶을 때도 있다. 미리 안다면 덜 고통받을 거라 자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냥 다가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 파도의 주인이 아니면 어떤가. 파도를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어도 당당히 항해할 수 있다.
70p - 불확실한 것이 두려워 아예 원하는 마음을 갖지 않거나 이미 준비된 대답에 안도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해결책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 인생은 멀리 바라보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상상력을 마음껏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이미 사람들이 지나간 고속도로를 그대로 가지 말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보자.
〰️ 바다에서 항해를 하는건 항로가 있다 하더라도 고속도로처럼 길이 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 또 항해를 인생에 비유하기에 좋은거 같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이전 항해의 궤적과 날씨와 너울 모두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77p - ...위험이 닥쳤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도망치는 것이다. 도망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피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바다가 나를 집어삼키려고 할 때 맞선다고 이길 수 있을까? ...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이 어느 정도 되고 이번 싸움은 승산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 내가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승산이 있는지 잘 파악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스스로를 잘 아는게 가장 먼저인데, 그러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일기를 쓰자-!
79p - 선원들은 격앙된 바다를 마주하자 앞쪽에 있는 돛을 타고 올라가 밧줄로 자신들의 몸을 묶었다. 바다의 공격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걸 이미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그들은 바다가 공격해올 때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찾았고, 그렇게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때로는 피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되기도 한다. 그 대신 참을 수 있는 것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93p - 열정적인 상어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상어는 같은 바다를 두 번 헤엄치지 않는데, 관성에 빠지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 우리도 상어처럼 살아보자. 상어처럼 살려면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도덕과 양심에 따라 살며 이익의 법칙만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하면서 어느 순간 똑같은 일을 또 반복한다. 하지만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관성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 수 있다.
〰️ 나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조차 관성이 되어버릴까봐 걱정될 정도다.🦈 그래도 세상에는 새로운게 많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 관성을 벗어나는 것은 삶에 큰 힘이 되는건 확실하다. 상어가 잠시 해저에 쉬려고 멈추는 순간도 있듯이, 관성을 유지하다가 적당히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95p - 우리는 늘 같은 행동을 하면서 앞으로 가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바꾸고, 숨 쉬자. 우리의 습관적이고 폐쇄적인 행동들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일상을 살지 말자. 진짜 위험한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정신을 산산조각 내는 진짜 상어의 턱이다.
156p - 매일 자신만의 지도 위에서 새로운 곳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연습, 같은 바다만 알고서 끝내지 않고 새로운 바다를 수집하듯이 즐겁게 탐구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 우리의 시야와 탐구 분야를 넓혀보자.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부터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먼저 모른다고 인정할 줄 알아야 앞으로 더욱 알아갈 수 있다.
163p - 이러한 후회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쨌든 항해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은 없다. ... 항해를 한다는 것은 길을 정해 따라 가는 것이니 확신이 들지 않아도 묵묵히 따라가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후회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자책을 확신으로 바꿔야 한다. ... 살아오면서 시행착오를 거친 과거의 순간을 앞으로 나아갈 길로 만들자. 그러면 과거의 일은 내 인생의 오점이 아니라 한 페이지가 된다.
200p - 인간이 바다와 맺고 싶은 관계는 '자유로움'이다. 이것을 선원이 몸소 보여준다. 자유로운 선원은 어느 것에도 지배를 받지 않는다. ... 그들은 순응적이지 않기에 남과 억지로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
〰️ 이 부분은 내가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다. 선원들의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말하는 부분은 비유가 조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선원들은 바다위에서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지만, 그건 선원 모두가 배위에서의 규칙을 지키고 효율적인 협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누구보다도 남과 보조를 맞추어야 자유롭게 살아남을 수 있는 선원들의 삶을 그저 자유로운 삶의 태도로 설명한 것은 조금 이해가 안간다.
208p - 만약 지금 삶에서 커다란 빙하가 가로막고 있다면 당신은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 인생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억울하거나 희망을 잃거나 수치심을 느낄 때다. 이럴 때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계속 나답게 사는 것. 아무리 인생이 괴롭고 답답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남아 있다. 모든 것을 잃거나 거의 모든 것을 잃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 앞에 놓인 고난과 부족한 것만 생각하고 살면 안된다. 어려움이 닥쳐도 그건 그냥 삶의 한순간일 뿐이다. 결국엔 모두 스쳐지나갈 순간. 어떤 것에 실패해도 그것이 실패한 것이지, 나의 존재가 실패는 아니다.
213p - 살다 보면 깃발을 크게 펼치고 항복을 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패배했다고 인정하는 게 아니라 전투가 무의미하다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때로는 항복이 최선이다.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롭다.
〰️ 이 문장을 읽으면서 아빠생각이 났다. 20대 초중반, 아빠의 생각이 고지식하고 답답하다 생각해 무던히도 바꾸려 애를 썼었다. 그러면서 아빠랑 많이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빠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답답한 거였고, 이런 노력이 무의미 한 것이라는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아빠와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지금은 아빠의 의견이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동의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저 받아들이니 씩씩댈 일은 줄어든거 같다.😅
225p - ...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수수께끼를 밝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뒤쫓는 흰 고래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한다.
〰️ 흰고래... 그거 어떻게 찾는건데... 언제 찾을 수 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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