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3월, 세번째 독서모임 책 [2030 축의 전환 - 마우로 기옌]
책의 모든 내용을 다 동의할 순 없었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일에 동의할 수 없는것 처럼.
기억에 남는 문장
76p - 2030년이 다가오면서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가 사라지면 세대 간의 역학 관계도 바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활력과 젊음을 동의어로 볼 수 없을뿐더러, 쇠퇴를 나이 든 사람의 전유물로만 볼 수도 없게 되었다.
어떤 분야가 궁금하면 그 분야의 책을 여러권 읽어보라던데, 이제 세권 째인데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거 보니까 신기하다. 경제/경영 분야로 분류되는 책 안에서 환경과 기후위기에 관련된 책을 세권 읽으니, 조금씩 명확해지는 개념이 생긴다. 친환경 시장 선점이 국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것. 나에게 모호했던 개념이 아주 살짝 뚜렷해진거 같다. 앞으로 뚜렷해지는 개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래서 다들 책을 읽나보다.
끄덕거리며 읽은 부분도, 갸웃하며 읽은 부분도 많은 책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잘 살아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힌트를 얻을 수 있을거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지만 기대만큼 잘 읽히진 않았다. 어쨌든 인구문제부터 가상화폐까지 최근 몇년동안 이슈가 되었던 내용이 정리되어 써져있어서 이슈들을 훑어보기 좋았던거 같다. 가장 공감갔던 부분은 활력과 젊음을 동의어로 볼 수 없고 쇠퇴를 나이 든 사람의 전유물로만 볼 수 없게되었다는 문장이다.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세대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데, 그것도 결국 사회에서 특정 나이대가 맡는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져서인거 같다. 그 바탕은 능력주의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정한 나이대가 특정 역할을 해야하는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이 하는게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현실이니까. 가장 동의하지 못했던 부분은 “모두가 3D 프린터를 갖고 있는 세상에는 파리기후협약이 필요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의 소비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술을 맹신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차례>
리커버판 서문 — 5
한국어판 서문 — 8
들어가는 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 11
1장 출생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 29
2장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 —
3장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 — 117
4장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 155
5장 변화의 최전선에 도시가 있다 — 195
6장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재와 미래 — 233
7장 소유가 없는 세상 — 275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315
나가는 글: 위기는 어떻게 기회가 되는가 — 349
후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369
감사의 글 — 374
참고 문헌 — 376
76p - 2030년이 다가오면서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가 사라지면 세대 간의 역학 관계도 바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활력과 젊음을 동의어로 볼 수 없을뿐더러, 쇠퇴를 나이 든 사람의 전유물로만 볼 수도 없게 되었다.
〰️ 우리 부모님만 보아도 그렇다. 아빠가 새로 드럼을 배우면서 행복해하고 더 열심히 배워보겠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일상에 ‘활력’이 생겼다. 이런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가 젊어진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건, 젊음이 단순히 어린것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아’라는 말이 이제는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나이가 있기도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어린 것’ 보다는 저자가 말한 ‘활력’이 더 큰 무기가 되는 세상이라는걸 많이 느껴서다.
132p - ‘FCC’란 미국 행정부 산하 기관인 미국연방통신위원회의 기술 및 안전 승인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라는 듯이다. ‘CE’는 EU 안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승인 표시다. 그런데 왜 미국과 유럽의 승인만 표시되어 있을까? 다른 국가나 경제 동맹들의 승인은 필요가 없는 걸까? 그 이유는 현재 미국과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만 해도 유럽이 지금처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단일 시장이 되기 전에는 전자제품에서 FCC 표시만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가장 큰 시장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규칙을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로서는 해당 국가나 연합이 정하는 규칙이나 규정을 따를 뿐 선택의 여지가 없다.
〰️ 바로 전에 읽은 책 [기후위기 부의 대전환]에서 설명된 것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표준을 정하거나, 국제기구에서 의제를 제안하고 선점하는게 중요한 이유, 그저 ‘우리나라 이거 잘해~’ 하면서 자랑하는게 아닌거다. 의제를 선점하여 이끌어가면 규칙이나 규정을 정하는데 영향력이 커질거고, 그 영향력은 추후 우리나라 시장에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 바탕이 될거다. 결국 국가 경제를 위한 일이 된다는 것.
139p -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미국 사람이라도 된 것 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행동은 미국이 소비하는 동안 중국이 저축한다는 상호 합의를 무너뜨리는 발전상이다. 2020년 중국의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50퍼센트까지 올라갔다. 미국은 76퍼센트다. 2030년이 되면 중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미국과 비슷해진다. 중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자신들을 위해 저축하지 않으면 이제는 미국이 나서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 (다시 읽어보기) 이 부분은 내가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중국과 같은 신흥공업국 시장의 중산층이 성장하고 소비가 많아진다는 내용의 예시 이후에 나온 문단이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관계가 어떻길래 중국의 가계 부채가 늘어나면 미국이 허리띠를 졸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걸까?
247p - 일부 미래학자들은 ‘특이점’, 즉 인공지능이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진화해 말 그대로 인간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순간이 곧 우리가 아는 세상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때가 되면 기계장치가 다른 기계장치를 만들고 통제할 것이다. 1965년 컴퓨터 과학자 어빙굿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런 장치야말로 인간에게 필요한 ‘마지막’ 발명품이다.” 그의 동료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암호 생성 장치 이니그마를 해독하고 오늘날 사용하는 컴퓨터 장치의 기틀을 닦은 천재 과학자인데, 1951년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나약한 힘을 능가해 결국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다시 읽어보기) 이 부분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때 왜 인류가 종말하는지. 번식의 필요성이 없어져서 그러는건가? 나로써는 납득이 잘 안되는 논리였다. 책을 제대로 안읽었나..?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다시 철학적인 고민에 잠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인간이 살면서 추구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진짜 인류가 종말한다면, 우리가 그 마지막 세대거나 아주 가까운 세대라면, 어차피 종말할거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다 죽으면 그만 아닌가 싶기도 하다.
256p - 모두가 3D 프린터를 갖고 있는 세상에는 파리기후협약이 필요없다. “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해왔듯이 사람들은 앞으로 물건을 적게 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할 것이다. 우리가 더 적은 재료로 물건을 더 적게 만들면 그만큼 탄소 가스도 적게 배출된다.”
〰️ 저자가 인용한 말이긴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라고 생각한다. 적은 재료로 물건을 적게 만들면 탄소가 적게 배출되는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적게 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할거라는 말의 근거는 없다. 사람들은 소비 행위 그 자체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가 3D 프린터를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더 많은 물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257p - 스웨덴의 자동차 회사 볼보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있는 현지 기관들과 협업하여 맹그로브 나무를 닮은 인공 암초를 만들어 해양 생물들을 위한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모여들어 바닷속에서 중금속이며 미세플라스틱 입자 같은 오염물질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콘크리트로 만드는 인공 암초의 틀은 3D 인쇄기가 만든다.
〰️ 인공암초 프로젝트는 환경영향평가가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인거 같다. 인공암초가 설치됨에 따라 오히려 환경 피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로 만든 인공암초가 오염원이 될 확률은 없는지, 정말 서식지로서의 역할이 가능한지 등. 물론 다 했겠지.
인공암초 설치 순서를 찾아봤다.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22/04/220426101636.htm)
1. 사진으로 해저 스캐닝
2. 3D 모델링
3. 암초의 복잡한 형태 계산, 암초 종 다양성 부흥을 위한 방안 모색
4. 암초 유기물 데이터 분석을 위한 환경 유전정보 수집
5. 세라믹 암초 제작
이 연구를 위해서는 Environmental DNA sampling, 3D printing algorithm 기술이 필요하다. 산호초의 자연적 복합성을 복구하는게 핵심이며, Gulf of Eilat에 3D 프린팅 암초 설치가 진행중이다.
305p - 즉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이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이론에 허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 이런 허점은 요즘 리뷰마케팅에서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후기와 별점의 공유가 모두에게 유익한 점도 있지만, 평가에 따라 기회 조차 불평등하게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별점순으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준다면, 각 소비자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306p - ‘공유지의 비극’ … “인구 문제에는 어떠한 기술적 해결책도 없다. 그저 근본적으로 도덕적 양심이 확장되기를 바랄 뿐이다.” … 출생률이 올라갈수록 세상의 파국이 가까워진다고 사람들이 생각한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하딘이 생각한 문제의 진짜 원인은 좋은 의도와 올바른 제도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 근본적으로 도덕적 양심이 확장되기를 바랄 뿐이라는 말에 매우 동감했다. 결국 돈과 같이 ‘가치를 매기는 수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그 대상이 물질이 아니여야 한다. 드라마 굿플레이스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하딘이 말하는 좋은 의도와 올바른 제도가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가치 평가 수단’을 말하고 있는거 같다. 어떤게 있을까? 실제로 수행된 관련 연구가 있는지 궁금하다.
'Z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근거없는 염세주의 타파! (0) | 2023.05.15 |
---|---|
[다르면 다를수록 - 최재천] 생태학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0) | 2023.05.14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부모님께 내가 바퀴벌레가 되면 어떡할거냐고 물었다. (0) | 2023.04.17 |
[기후위기 부의 대전환 - 홍종호] 참고문헌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책 (0) | 2023.03.30 |
[도넛경제학 - 케이트레이워스] 나의 첫번째 경제학책 (0) | 2023.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