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4월, 네번째 독서모임 책 [다르면 다를수록 - 최재천]
자연으로부터 얻은 지혜는 참 따듯하고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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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남는문장
89p - 알아야 사랑한다. ... 일단 사랑하게 되면 그를 해치는 일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최재천 교수님을 처음으로 알게된 건 교수님의 '최재천의 아마존'이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여느때와 같이 유튜브 알고리즘의 파도에 휩쓸려 작은 화면으로 세상에 일어난 일들이 뭐가 있나 보던 중, 최재천 교수님의 채널 추천을 받았다. 두렵기까지 할 정도로 신통방통한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꽤나 큰 혜택을 봤다고 할 수 있겠다. 그저 퇴근하고 방구석에 앉아 아이패드를 열고 유튜브를 열어 새로고침을 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몇번 쓸었을 뿐인데, 최재천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항상 따듯하고 친절하고 인자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교수님의 생각과 삶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교수님의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마침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발제되어 정말 기뻤다. 최재천 교수님의 책도 읽고 책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나에게 아직 책은 취미가 아닌 공부의 영역에 가깝다. 민망하지만 이건 내가 책을 그만큼 가까이 하지 않아왔다는 방증이다. 어쨌든 그래서 읽고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문학을 선호한다. 그렇다보니 에세이라는 장르의 책을 거의 읽어보지 않았고, 도대체 어떤걸 독자에게 전달하는 책일까 궁금해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기대감에 가득차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앞으로 알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그 인물의 에세이를 읽어보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전문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건 참 흥미롭다. 알쓸시리즈부터 유튜브의 다양한 채널들까지, 나는 책보다는 영상으로 전문가들의 관점을 훔쳐봐왔다. 한때 전문가가 되는것은 세상을 바늘구멍으로 보는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틀렸다는걸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읽으며 깨달았다.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보는게 아니라, 세상을 자신만의 필터로 걸러서 볼 수 있는거다. 자연과 동물에 대해 평생 연구하신 교수님은 생태학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바라보시는듯 하다. 교수님의 필터는 따듯한 감성의 필름카메라 같다.
생태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말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을 배우고 위하는 마음이 꽤나 멋있는 일이라는걸 다시금 느꼈다. 돈이 중요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그저 멋진 자연경관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고 관광을 하러 가는것은 본능적인 어떤 이유가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걸 알려줄 수 있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니까 그렇다.
<차례>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 4
아름답다 - 15
특별하다 - 103
재미있다 - 187
26p - 우리 사회는 이른바 님비 현상이라 부르는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환경 운동도 아주 가끔은 님비의 오류를 범한다. 동물생태학자로서 맞아 죽을 얘기인지도 모르지만, 환경보호도 다 우리가 살려고 하는 짓이지 무작정 자연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죽을 수 는 없는 일이다. ... 구호성 운동도 멈춰서는 안 되겠지만 이젠 기초 생태 연구에 힘을 기울일 때가 왔다.
〰️ 환경을 보호해야하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도 일회용품을 쓰고 비행기도 타고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소비한다. 그리고 돈도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어서 부업도 고민했었는데, 그 부업의 종류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였다. 상품 판매는 필연적으로 자원이 많이 소비된다. 상품을 만들고, 포장하고, 배달하고.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 모순을 많이 느꼈다. 내가 만드는 상품이 정말 그 소비된 자원만큼의 가치를 가지는가. 안팔려서 재고가 남아버리면 그건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 상품의 종류도 친환경적인 자원으로 만들고, 포장도 최소한으로 하고, 수익의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환경을 위해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건 어떤가 하는 고민도 했다. 물론 좋은 생각이긴 한데, 그렇게 따져보니 부업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듯 하여 실천하지 못했다.🥲 교수님께서 여기서 말씀하신 것 처럼, 자연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죽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자연을 살리는게 우리를 살리는 일과 무관하지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연구가 필요하고 실천이 필요한 것 같다.
89p - "모르는게 약이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자연 보존에는 전혀 약이 되지 않는 속담이다. 자연은 알아야 보존할 수 있다. 뱀이나 거미를 무서워하던 이도그들의 행동과 생태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진드기나 벼룩같은 기생충도 자꾸 들여다보고 연구다하 보면 어느 날부터인가 예뻐보인다. ... 알아야 사랑한다. 어설프게 알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미워한다. 상대를 완전하게 알고 이해하면 반드시 사랑하게 된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일단 사랑하게 되면 그를 해치는 일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 모든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면 환경 문제가 덜할 텐데, 사랑은 강요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어렵다.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자연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손꼽아 연휴를 기다리고 돈을 모아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걸 보면. 그 자연을 온전히 더 즐기고 느끼기 위해 큰돈이라도 소비하는걸 보면, 분명 사람들은 자연을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함에 그치는 것 같다. 결혼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즐기는 철없는 연애처럼 자연을 소비한다. 나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에 속하는거 같은데, 사람들이 자연을 깊이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왜 자연을 사랑하나? 내가 자연과 환경을 남들보다 좀 더 좋아하게 된 계기가 뭔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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