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일기

자작시 - 그늘막과 햇빛과 민들레

죠이_죠아햄 2025. 4. 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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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늘막 아래에서 핀 민들레다.

화창한 햇빛이 내리쬐는 낮에는 그늘막이 펴진다.

그래서 나는 따듯한 봄햇살을 만끽할 수 없다.

나는 키가 작고 줄기가 얇고 구부정하다. 얕은 바람에도 휘청인다.

그늘막 바깥의 민들레는 키가 크고 튼튼하고 멋지다. 왠만한 바람은 간지러울 뿐이다.

항상 그늘막 바깥의 민들레가 부럽다.

그늘막만 없었다면 나도 당당하고 멋졌을거다. 

나는 그늘막을 벗어날 수 없다. 이미 뿌리를 내려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그늘막 바깥에서 핀 민들레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낮에는 그늘막이 펴진다.

그래도 나는 타는듯한 햇빛을 피할 수 없다.

나는 키가 크고 줄기가 두껍고 억세다. 사람들의 발길을 버텨야 한다.

그늘막 아래의 민들레는 키가 작고 부드럽고 귀엽다. 지나가는 모두가 소중히 여긴다.

항상 그늘막 아래의 민들레가 부럽다.

그늘막만 있었다면 나도 귀엽고 사랑받았을거다.

나는 그늘막을 찾아갈 수 없다. 이미 뿌리를 내려버렸기 때문이다.

 

 

2025년 3월

챗지피티가 시를 읽고 그려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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